양진일의 공동체, 하나님 나라의 현실(5)

성전인가 강도의 굴혈인가

 

2008년 1월, 한국복음주의월례회에서 고 옥한흠 목사님은 사백여명의 목회자들 앞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여러분 교회 안에 가만히 보세요. 목회자로서 할 말 다합니까? 말씀대로 가르칩니까? 죄를 죄라고 똑똑하게 정말 가슴을 치면서 설교할 수 있습니까? 무슨 설교하려고 하면, 앞에 앉아 계신 어느 장로님 걸려 못하고, 무슨 설교하려고 하면 어느 분이 걸려서 못하고, 무슨 설교하려고 하면 또 교인들이 마음 상해서 상처 줄까봐 못하고, 이리 저리 못하다 보니까 우리는 성경의 반 토막은 잘라 내고 설교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자백하지 않을 수 없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것이 세속주의에 물들어가는 교회의 현실이라는 것이거든요. 꼭 어린아이, 버릇없는 아이들, 먹고 싶다는 것은 먹이고, 먹기 싫다고 하면 못 먹이고, 그래서 애가 원하는 대로 들어주는 부모와 비슷한 상황이 오늘날 목회자들의 모습 같아요. 애가 고개를 흔들고 짜증부리고 신경질내면 절대 못 먹이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애는 자꾸만 편식 현상에 빠지고 체질이 약해질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요즘은 책망하려는 사람, 성경을 바로 가르치려는 사람은 바보 취급을 받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선포하라고 세움 받은 사람, 세속의 물결 한 복판에서 이리 휘청 저리 휘청거리며 살 수 밖에 없는 성도들을 말씀으로 온전히 목회하라고 세움 받은 사람, 그가 목회자입니다. 그러나 오늘 이 땅에 많은 목회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담대하게 선포하지도, 목회하지도 못합니다. 그렇게 말씀을 전하고 목회하게 되면 생계가 위협받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목회자들만 제대로 변화되면 한국교회는 새로워질 것이라고.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목회자들이 온전히 말씀을 선포하고 제대로 된 목회를 하게 되면 한국교회가 아름답게 변화될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도 성도들은 진정 올곧게 말씀을 선포하고 세속가치와의 결연한 단절을 요청하며 하나님나라 백성답게 살아가도록 자신들의 삶을 목회하는 목사들을 진정 원할까요?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는 작금의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이름을 도구삼아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는 삯군 목회자와 하나님나라와 그의 뜻에는 관심이 없이 자기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교인이 연대하여 만들어낸 불량품입니다. 타락한 목회자는 분별없는 성도를 사랑합니다. 자기욕망에 눈먼 성도는 세속화된 목회자를 사랑합니다. 그 사랑의 결합으로 탄생한 것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맘몬을 숭배하고 있는 오늘 이 땅의 교회입니다.

진정한 교회의 갱신과 개혁을 위해서는 목회자의 변화뿐 아니라 성도들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누가 더 많이 변화되어야 하느냐는 논쟁은 의미가 없습니다. 자칫 그러한 논쟁은 상대방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면서 자기 죄악을 은폐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습니다. 말씀대로 살고자 발버둥치는 성도들 앞에 어찌 삯군 목사가 성직자로 행세할 수 있겠습니까? 말씀으로 충만한 성도들 앞에 어찌 세속 가치를 옹호하는 만담형 설교가 선포될 수 있겠습니까? 정직과 거룩함으로 일상을 살아내는 성도들 앞에 어찌 억대연봉의 목사가 탄생할 수 있으며, 재정횡령과 성(性)스캔들로 얼룩진 부도덕한 목사가 목자행세를 할 수 있겠습니까?

 

 

예레미야 7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예레미야에게 성전 문 앞에 서서 성전에 들어가는 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씀을 선포하라고 하십니다.

“너희는 이곳이 여호와의 전이라 여호와의 전이라 여호와의 전이라 하는 거짓말을 믿지 마라(예레미야 7:4).”

사람들이 여호와의 전이라 철석같이 믿었던 그곳이 정작 하나님의 눈에는 여호와의 전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눈에는 그곳이 단지 강도의 소굴에 불과했습니다(예레미야 7:11).

지상의 모든 교회는 이 두 경계선상에 있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집이 될 수도 있고, 강도의 굴혈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충만하고 하나님의 뜻을 현실로 살아내고자 분투하는 이들이 모여 있다면 그곳은 하나님의 집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에는 관심 없이 하나님을 도구와 수단으로 이용하여 자신의 부귀영화를 추구하고 권력을 지향한다면 그곳은 하나님의 이름을 브랜드로 이용하여 종교 사업을 하는 강도의 소굴이 될 것입니다.

교회를 진정 하나님의 집으로 만들어야 할 책임이 우리 각자에게 있습니다. 그러기위해서는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 누구에게도 자기 신앙을 위탁하거나 의지할 수 없습니다.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를 벗어 던지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하나님과의 만남을 누려야 하며, 교회를 세워나가야 합니다. 마치 하나님나라의 운명이 우리들의 순종에 달려 있다는 듯이 말씀대로 살고자 발버둥 쳐야 합니다. 그 일에 우리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동지가 될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합니다.

양진일/가향공동체 목사, 하나님 나라 신학 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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