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봉의 성서 묵상, 영성의 길(6)

 

맡기라!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또는 무엇을 마실까 걱정하지 말고, 몸을 감싸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아라. 목숨이 음식보다 소중하지 아니하냐? 몸이 옷보다 소중하지 아니하냐? 공중의 새를 보아라.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으나, 너희의 하늘 아버지께서 그것들을 먹이신다. 너희는 새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너희 가운데서 누가, 걱정을 해서, 8)자기 수명을 한 순간인들 늘일 수 있느냐? 어찌하여 너희는 옷 걱정을 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살펴보아라. 수고도 하지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온갖 영화로 차려 입은 솔로몬도 이 꽃 하나와 같이 잘 입지는 못하였다.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들어갈 들풀도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들을 입히시지 않겠느냐? 믿음이 적은 사람들아! 그러므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고 걱정하지 말아라. 이 모든 것은 모두 이방사람들이 구하는 것이요, 너희의 하늘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아신다(마태복음 6:25-32).

 

 

1.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앓고 있는 병이 불안입니다. 그로 인해 매년 가파르게 치솟아온 신경안정제 소비 추세가 누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불안은 하나님을 떠난 상태에 사는 사람에게 생기는 피할 수 없는 질병입니다. 현대에 와서 이 질병이 더 심각해진 것인데, 그 원인이 과학문명의 발달에 있습니다. 과거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던 일들 가운데 많은 일들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통제 능력을 향상시키는 약과 기술과 장치가 끊임없이 개발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백 년 전에 살던 사람들에 비해 우리는 삶의 많은 부분을 장악하고 살아갑니다.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즉각 해결할 방법을 찾습니다. 두통이 생기면 진통제를 찾고, 잠이 오지 않으면 수면제를 먹고, 하수구가 막히면 약품을 사다 붓습니다. 그 같은 조치가 나중에 더 심각한 문제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면서도 문제가 생기면 즉시 해결할 방도를 찾습니다. 통제에 대한 조급증이 심각해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영역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완치할 수 없는 질병이 적지 않습니다. 치료법이 개발되는 속도보다 더 빨리 새로운 질병이 발생합니다. 마음을 통제하는 일도 여전히 불가능합니다. 현대인에게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입니다. 우리 시대에 가장 똑똑하다는 스테펜 호킹(Stephen Hawking)여자가 우주보다 더 어렵다고 농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관계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입니다. 사물을 연구하는 것은 쉽지만,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안에서 살아가는 것은 때로 피곤한 일입니다. 거대한 세계 경제의 흐름도 어찌 해 볼 수 없는 문제입니다. 개인이 아무리 근면하게 살아도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함께 늪으로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래도 우리의 통제권을 넘어 있고, 죽음과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도 우리는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인간에게 통제력이 약했던 과거에는 많은 것을 맡기고살았습니다. 믿는 사람은 하나님께 맡겼고, 믿지 않는 사람은 운명에 맡겼습니다. 통제력이 커진 지금은 모든 것을 자신의 손아귀에 잡고 통제하고 싶어 합니다. 맡기는 것은 곧 무력하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통제할 수 없는 영역들이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과거보다 불안이 더 깊어진 것입니다. 과거 사람들에게도 불안은 큰 문제였지만, 현대인들에 비할 바가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을 통제하고 관리하고 싶은데, 그리고 상당히 많은 것들이 그렇게 되는데, 때로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 현대인의 병적 불안의 원인입니다.

 

 

 

 

2.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는 중에 불안의 문제를 다룹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불안을 겪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욕심때문입니다. 욕심은 그 성격 상 한도가 없습니다. 채워도 채워도 만족되지 않는 것이 욕심입니다. 욕심이 생기면 불안이 생깁니다. 다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이 생깁니다. 게다가, 주변에 욕심껏 채우고 사는 사람들을 보면 그 불안은 더 커집니다. 실은, 그들도 욕심을 다 채운 것은 아닙니다. 욕심으로 눈이 멀었기에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그러한 시기심과 질투심이 불안을 더 깊게 만듭니다.

 

둘째는 불신앙때문입니다. 내일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것입니다. 내 인생을 책임 질 사람은 나 외에는 없어 보입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너무 멀어 보입니다. 하나님께 맡기고 그분의 시간까지 기다리기에는 상황은 너무도 빨리 변합니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면 어쩌나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손을 펴기 전에 다른 사람이 손을 펴면 어쩌나 싶습니다. 그래서 팔을 걷어 부칩니다.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미래를 대비하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욕심과 불신앙으로 인해 마음이 불안해지면 기도의 자리로 나옵니다. 그들은 자신의 힘으로 채울 수 없는 욕심을 하나님의 능력으로 채우려 합니다. 그런 사람들의 경우, 기도를 많이, 오래 한다는 것은 그들의 욕심의 정도를 말해 줄 뿐입니다. 욕심이 한이 없으니 한이 없이 기도합니다. 하나님을 믿지 못하니 아무리 기도해도 안정이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존재를 믿지만 그분의 현존을 믿지 않는 것입니다. 믿음은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지적 승인이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 그분의 임재에 의지하고 살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렇게 기도하는 사람들이 예수님 당시에도 있었고, 오늘날에도 많이 있습니다. 욕심이 특심하여 혹은 믿음이 없어서 더 열심히 기도하는 사람을 가리켜 예수님은 믿음이 적은 자”(30)라고 혹은 이방 사람”(32)이라고 하십니다. “이방 사람이라는 말은 혈통이 아니라 믿음 없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진정한 기도는 욕심을 채우는 수단이 아니라 욕심을 정화하는 과정입니다. 일상의 삶 속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에 눈 뜨게 하고, 그분께 주권을 맡기고 살아가게 만듭니다. 마틴 루터(Martin Luther)기도하십시오. 그래서 하나님이 걱정하게 하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걱정과 염려와 불안으로 기도의 자리를 찾았다 해도 기도의 자리를 떠날 때는 평안과 기쁨을 회복해야만 제대로 기도한 것입니다.

 

하나님을 참되게 믿는 사람은 욕심을 채우는 것을 목적으로 살지 않습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만큼만 채워지는 것으로 자족합니다. 기도로써 자족하는 능력을 구하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기도는 자신의 필요에 만족하도록 마음을 바꾸어 줄 뿐 아니라 가치관을 뒤집어 놓습니다. 예수님은 들의 백합화를 가리키면서 온갖 영화로 차려 입은 솔로몬도 이 꽃 하나와 같이 잘 입지는 못하였다”(29)고 말씀하십니다. 레드 카펫을 밟는 수많은 영화배우들의 치장보다 이름 없는 한 송이 들꽃이 더 아름답다고 느끼지 못하면, 결코 자족의 능력을 누릴 수 없습니다. 자족하는 능력이 생기면 비로소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여라”(33)는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할 수 있습니다.

 

3.

 

기도할 때, 하나님을 믿지 못해서 불안감에 발버둥 치는 것인지, 하나님을 믿기에 그분 안에서 사귐을 나누는 것인지, 스스로 판단해 보아야 합니다. 믿지 못해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기도는 흐려졌던 영적 시야를 회복하고,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회복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눈을 뜨고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살다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잊었기에 눈을 감고 다시금 하나님에게 눈을 뜨는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회복되면, 우리는 내일 걱정을 내일에게 맡기고(34) 오늘은 다만 그분의 뜻을 이루는 일에 마음을 다할 수 있습니다.

 

불안은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허비하게 만들고, 허비된 오늘은 또 다시 내일을 허비하게 만듭니다. 반면, 하나님 안에서 얻은 평안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주어지는 순간에 충실하게 만듭니다. 불안은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지만, 믿음은 시간을 구속(redeem)하게 만듭니다. 시간을 구속하는 사람에게 불안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인생의 진정한 주인에게 맡겨진 삶에는 깊은 바다 속 같은 평안이 깃듭니다.

 

욕심으로 혹은 믿지 못해서 드리는 기도는 여러 가지 불안의 증상을 강화시킬 뿐입니다.

 

1) 기도로써 욕심을 구한다.

2) 기도 중에 하나님께 관심을 두지 않는다.

3) 기도 응답을 받기 전까지 불안이 사라지지 않는다.

4) 기도 응답을 받기 위해 점점 극단적인 행동을 취한다. (단식투쟁하듯 금식을 하거나, 자학적인 행동을 하거나, 싸우고 투쟁하듯 기도하거나, 어떤 조건을 걸어 기필코 응답을 받으려는.)

5) 응답을 받으면, 그로 인해 교만해진다. 자신이 하나님을 굴복시켰다고 생각하고 기도 응답에 대해 자랑한다.

6)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믿어지면 하나님을 떠나거나 기도 생활을 접는다.

 

반면, 믿음으로 드리는 기도는 평안의 열매를 맺습니다.

 

1) 기도 중에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한다.

2) 하나님과의 사귐을 통해 욕심이 정화된다.

3) 필요를 하나님께 맡기고 자족하는 능력을 기른다.

4) 기도 중에 평안을 얻는다.

5) 응답을 받기 위해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기도하는 마음에 늘 하나님께 대한 든든한 신뢰가 있다.

6) 응답을 받으면 감사하고 겸손해진다.

7) 응답을 받지 못해도 감사한다. 하나님의 주권을 믿기에.

 

(묵상)

 

눈을 감고 당신의 마음을 살펴보십시오. 불안감이 있습니까? 근심과 염려가 있습니까? 무엇이 당신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듭니까?

 

인생의 주인은 하나님이라는 사실에 눈 뜨십시오. 미래의 주인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십시오.

 

다시금 당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십시오. 당신은 욕심으로 삽니까? 기도를 통해 욕심을 채우려 노력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기도를 통해 욕심을 비우려고 노력합니까? 당신의 가치관은 얼마나 주님의 그것과 닮았습니까? 당신은 자족하는 비결을 배웠습니까?

 

하나님께 대한 진실한 믿음을 구하십시오.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매일 그분의 임재에 자신을 맡기고 살만한 믿음을 구하십시오. 당신에게 있는 욕심을 제거해 주시기를 구하십시오. 불안감 때문에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 때문에 기도하도록 힘쓰십시오.

 

김영봉/와싱톤 한인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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