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일의 공동체, 하나님 나라의 현실(31)

 

공동체 예배에 대하여(1)

 

 

“태어나서 처음으로 예배다운 예배를 드린 것 같아요.”

 

공동체 예배에 처음 오신 방문자들에게서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준비된 몸과 마음으로 예배에 참여하여, 온 존재를 다해 찬양하고 기도하며 말씀에 몰입하는 지체들의 모습을 보면서 방문자들은 감격스러운 반응들을 보여주십니다. 방문자들의 이런 고백을 들을 때마다 공동체의 목회자로서 뿌듯함과 감사함이 밀려옵니다.

 

많은 이들이 공동체예배를 어떻게 드리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십니다. 일주일에 몇 번 예배를 드리며, 예식은 어떤 분위기에서 진행되는지, 예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어디인지, 예배준비를 담당하는 주체들은 누구이며 무엇에 집중하여 준비하는지 등에 대해 많은 질문들을 주십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풀어 볼까 합니다.

 

사실, 공동체에 대한 글을 쓰면서 가장 조심스러운 것이 공동체안의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신앙의 공동체마다 언약의 내용이 다르고 지향하는 목표가 다르며 현재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질의 수위가 다른데, 우리안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우리밖에 계신 분들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특히 공동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분들에게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이런 조심스러운 마음을 바탕에 깔고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음을 기억해주시면서 궁금하신 사항들이 있다면 예의를 갖춰 잘 물어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공동체예배는 주일 오전 10시 30분에 시작됩니다. 방문자들에게 저희가 부탁드린 것 가운데 하나가 10시 20분 이전에 꼭 와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공동체예배에 참여하여 예배전 지체들과 인사도 나누고 예배를 준비하는 모습도 목격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방문자들이 공동체예배에 오셔서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은 대부분의 지체들이 10시 20분경에 자리에 착석하여 예배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체들은 10시 20분경에 자리에 앉아 한 주간 묵상했던 말씀본문을 다시 읽거나,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를 합니다. 그렇게 10분 정도 예배를 준비한 후에 30분부터 사회자의 인도로 예배가 시작됩니다.

 

여러 교회에 가서 말씀을 전할 때마다 자주 목격하게 되는 것이 헐레벌떡 예배시간에 맞추어 입장하는 성도들의 모습입니다. 심지어 지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뒤늦게 예배에 참여하여서는 한마음 한뜻으로 예배를 드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많은 경우에 성도님들은 거주하는 지역과 교회가 있는 지역이 다르다보니 교회까지 가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됩니다. 무더운 여름날이나 혹한의 겨울날에는 교회의 품안으로 들어가기까지가 거의 전쟁에 가깝습니다. 그 엄혹한 현실을 뚫고 교회에 입성하게 되는 순간, 긴장은 풀어지고 예배시간 내내 편안한 안식을 누리게 되기도 합니다.

 

저는 자신이 속한 교회공동체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과 일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이 지체들과도 일상의 깊은 만남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한국교회는 대부분 사는 지역과 다니는 교회 사이에 큰 거리감이 있습니다. 주중의 삶속에서는 교회지체들과의 친밀하고도 깊이 있는 만남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지체들의 얼굴을 대면할 수 있는 시간은 일요일이 유일합니다. 그렇게 허락된 일요일에 한해 함께 예배를 드리고 밥을 먹고 삶을 나눕니다. 그 삶 나눔 시간에 어느 정도로 삶을 나누어야 할까요? 그 삶 나눔은 어느 정도 진실할까요? 한 지체의 삶 나눔을 어느 정도의 정성을 가지고 귀 기울여 경청해야 할까요?.

 

가향공동체의 지체들은 2011년부터 이곳 안양시 동안구 비산3동으로 이주를 했습니다. 마을 한복판에 있는 건물을 매입하여 주중에는 학교와 마을밥상, 세미나의 장소로, 주말에는 공동체예배와 모임, 생일축하의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살고 있는 마을 한복판에 교회가 있으니 대부분의 지체들은 주일에 걸어서 교회를 옵니다. 각 가정에서 걸어 5-10분 안에 교회가 있기 때문에, 교회까지 오는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교회로 오는 길에 만나게 되는 또 다른 지체와의 조우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예배 시작 10분전에 교회에 와서 예배를 준비하는 지체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 우리의 예배가운데 하나님께서 어떤 은총을 허락하실지, 어떤 자각과 깨달음을 선사하실지, 어떤 다짐과 결단을 마음속 깊이 품게 하실지를 사모하게 됩니다. 몸과 마음으로 준비된 예배, 이것이 예배를 예배되게 하는 핵심이 아닐까요?

 

양진일/가향공동체 목사, 하나님 나라 신학 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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