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라는 쇠항아리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사는 이들은 다른 이들의 아픔에 공감할 수 없는 법입니다. ‘저 너머’의 눈으로 삶과 현실을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아주 조금씩 자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됩니다. 초월은 나의 나 됨을 우리라는 더 큰 지평 속에서 재정의하도록 해줍니다. 바로 이것이 삶의 인간화의 길이 아닌지요? 기존 질서에 의문부호를 붙이는 동시에 자기 삶을 늘 초월의 지평과 연결시킬 수 있어야 우리는 지난한 투쟁 속에서도 고갈되지 않을 수 있을 겁니다. 예수의 삶의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문광훈 교수는 《가면들의 병기창》에서 “예수에게 신분이나 계급, 지위나 재산은 금지해야 할 우상과도 같았고, 사랑과 너그러움과 자유는 우상 너머에 자리하는 실천적 덕목이었다. 사랑과 진실은 계급이나 지위, 신분과 권력 같은 세속적 우상을 넘어서지 못하면 도달될 수 없다. 완전한 객관성은 부정성 속에서 우상 없이 오직 영적 진실을 염두에 두는 가운데 얻을 수 있다”(505쪽)고 말합니다.

 

누가 부정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정반대의 길로 달려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신분, 계급, 지위, 재산을 열정적으로 추구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예수가 한사코 뿌리쳤던 우상을 교회는 온 힘을 다해 붙잡으려 합니다.

 

《세상에 희망이 있느냐고 묻는 이들에게》

‘세속적 우상과의 싸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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