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57)

 

영적 치매와 과다한 설교

 

 

하나님은 영혼이 넓어지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영혼에게 많은 것을 받을 기회를 줍니다.

그렇게 해야만 몸소 많은 것을 줄 기회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영혼을 넓힐 기회는 많지 않다. 지상 위에서의 우리 생은 영혼을 넓힐 유일한 기회이다.

 

하지만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영혼의 넓이보다 교회 건물의 넓이에 관심을 기울이고, 영혼의 확장보다 교세의 확장을 원한다. 사실상 교회 건물의 넓이와 교세의 확장은 영혼의 확장과 아무 관계가 없다.

 

오히려 교회 건물이 넓어질수록 그 영혼은 위축되고, 교세가 확장될수록 사람들의 영적 관심은 엷어지지 않던가.

 

근자에 한국교회 어느 교단에서 교단장을 차지하기 위해 치졸한 다툼을 벌이는 것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과연 그들은 우리의 영혼이 넓어지기를 바라시는하나님을 기억이나 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가브리엘 바하니안이란 신학자의 표현을 빌면, 그들은 하나님 없이 사는 실제적인 무신론자들이 아닐까?

 

오늘날 모든 이들이 치매(癡呆)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권력과 금력 따위의 악령에 사로잡힐 때 나타나는 병리현상인, 영적 치매보다 더 두려운 게 있을까.

 


 


 

 

너무 많은 설교

 

이따금 나는 영혼에게 설교하거나

가르침을 줄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영혼 안에는 하나님 나라가

눈에 보이게 존재할 뿐만 아니라,

영혼 역시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있음을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너무 많은 설교, 너무 지루한 설교, 너무 졸리는 설교, 자기 확신도 없이 구토하듯 토해내는 시끄럽기만 한 설교, 자기 자신도 감화시키지 못하면서 남을 감화시키려는 설교, 말로는 하나님과 진리를 들먹이면서도 장사꾼의 기질을 버리지 못하는 설교, 학문의 그물에 갇힌 윤똑똑이의 공허한 설교, 가르쳐질 수 없는 것을 가르칠 수 있는 양 억지를 부리는 설교, 내면의 세미한 음성에 귀 기울이지 않는 이가 떠벌리는 설교, 무한한 모름의 신비로 이끌지 못하는 설교, 내적 침묵으로 안내하지 못하는 설교, 자기 안에 자기보다 크신 분이 시퍼렇게 살아계심을 알지 못하면서 성령의 감화를 빙자하는 설교, 영혼이 없는 듯한 설교.

 

고진하/시인, 한살림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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