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261 한 마리 벌레처럼 가는 … 한 마리 벌레처럼 가는 ‘걷는 기도’(1) 걷는 기도를 시작하며 필시 그럴 것이다. 불볕더위 아래 한 마리 벌레 같을 것이다. 지렁이나 굼벵이나 송충이가 길 위를 기어가는 것 같을 것이다. 한 마리 벌레 같은 모습으로, 한 마리 벌레 같은 심정으로 길을 걷기로 한다. 허리가 잘린 내 나라 강토, 그 아픔의 땅인 DMZ를 따라 걸어야지 했던 것은 오래 전부터 마음에 있던 생각이었다. 한 형제요 자매, 그럼에도 서로를 향해 불신과 증오의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곳, 그 아픔의 땅을 걷고 싶었다. 문득 더는 미룰 수 없는 일로 여겨졌다. 두 가지 이유가 마음을 재촉했다. 시간이 더 지나면 걷고 싶어도 걷지 못할 것 같았다. 한두 살 나이를 더 먹으며 건강이 따르지 않으면, 그래서 마음뿐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하.. 2017. 6.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