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301 더는 힘들지 않으려고 한 마리 벌레처럼 가는 ‘걷는 기도’(3) 더는 힘들지 않으려고 길을 떠나기 전 망설인 일이 있었다. 일정을 어머니께 말씀을 드려야 하나 마나, 고민이 되었다. 미수(米壽)를 맞은 어머니는 막 호주를 다녀온 뒤였는데, 내 일정을 알면 걱정을 하실 것 같았고, 그렇다고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이야기를 듣게 되면 서운해 하실 것 같았다. 생각 끝에 전화를 드렸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북에서 내려오실 때 어디로 해서 왔어요?” 뜬금없는 질문이었지만 어머니는 기억을 더듬어가며 대답을 해 주었다. 고향이 강원도 통천군 벽양면인 아버지는 여름에 먼저 서울로, 어머니는 이듬해 봄에 각각 남으로 내려오셨다. 이번에 걷는 길 중에는 부모님이 내려올 때 걸었던 길이 포함되어 있을 것 같았다. 길을 걷는다는 것은 나 자신을 .. 2017. 6.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