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91 소똥령 마을 한 마리 벌레처럼 가는, ‘걷는 기도’(12) 소똥령 마을 소똥령이라는 이름이 주는 낭만적인 기대와는 달리 소똥령 마을로 향하는 길은 매우 단조롭고 밋밋했다. 아침부터 쏟아지는 뙤약볕을 고스란히 맞으며 자동차들이 내달리는 46번 국도를 걸어 올라야 했다. 아스팔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는 열기가 담겨 숨을 마음대로 쉬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길 어디에도 소들은 보이지 않았고, 소똥 냄새는 물론 소 모는 아이들 소리나, 소 방울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길을 걸어보니 알겠다. 급경사만 힘든 것이 아니었다. 차라리 급경사는 얼마 동안만 참고 견디면 된다. 오히려 더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하는 것은 완만한 경사 길을 계속해서 걷는 일이었다. 완만한 경사는 당장 느끼기는 어려웠지만 언젠지도 모르게 체력과 정신력을 바닥.. 2017. 7.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