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41 해안(亥安) 한 마리 벌레처럼 가는, ‘걷는 기도’(25) 해안(亥安) ‘해안’이라는 지명은 낯설었다. 오히려 ‘펀치볼’이 더 익숙하다. 우리나라 땅인데도 영어로 된 이름이 더 친숙한 아이러니라니! ‘펀치볼’은 6.25전쟁 당시 미군 정찰병들이 해안의 특이한 지형을 보고는 과일 화채를 담는데 쓰이는 ‘Punch Bowl’과 그 모양이 흡사하다고 해서 별명처럼 붙여준 이름이라 한다. 해안을 떠나며 언덕에 서서 바라보니 그곳이 왜 펀치볼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는지를 한눈에 이해하게 되었다. 사방 산으로 둘러싸인 채 그 안에 펼쳐진 드넓은 땅, 펀치볼은 그야말로 하늘을 향해 놓인 빈 그릇 같았다. ‘해안’이라는 이름의 뜻도 뜻밖이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바다와 육지가 맞닿은 곳을 가리키는 ‘海岸’이 아니었다. 실제로.. 2017. 8.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