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011 거미의 유머 한 마리 벌레처럼 가는, ‘걷는 기도’(34) 거미의 유머 익살스러운 농담이나 해학(諧謔)을 뜻하는 ‘유머’는 막혔던 숨을 탁 터뜨리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지 싶다. 마치 물속에 잠겨 한동안 숨을 쉬지 못했던 이가 물 밖으로 나오며 참았던 숨을 토해내는, 그런 순간처럼 말이다. 답답하게 닫혀 있던 문이 활짝 열려지는 것과도 같아서 내내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을 단번에 이해하는 순간이기도 하고, 견딜 수 없었던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게 하는 순간이기도 하고, 도무지 긍정할 수 없었던 것을 웃음으로 긍정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수피령은 만만한 고개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심장이 파열될 것 같은 걸음을 이어가야 했다. 한 유머 강사는 그의 책에서 ‘당신은 테러리스트인가, 유머리스트인가?’를 묻고 있는데, 그의 .. 2017. 10.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