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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3

예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김기석 목사님께(2) 예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그리운 김기석 목사님, 무더운 날씨에 고생 많으셨지요? 예수도 우리처럼 불면의 여름밤을 지새우지 않았을까요? 다시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성서에서 예수는 가을보다 봄에 더 열심히 활동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가을에 갈릴리 호숫가에서 묵상에 잠긴 예수를 그려보고 싶습니다. 예수는 어떤 주제로 일생을 고뇌하였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오늘 한국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무슨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싶습니다. 믿음과 이해의 관계가 중요한가 그리스도교 한쪽에서는 여전히 믿음과 이해의 관계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예수의 메시지를 어떻게 하면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연구하는 것이지요. 성서학의 연구 성과를 받아들이고 여러 학문의 질문과 시대.. 2017. 12. 8.
선으로 악을 이길 수 있을까요? 김기석 목사님께(1) 선으로 악을 이길 수 있을까요? 목사님, 송구스런 고백부터 해야겠습니다. 목사님이 쓴 편지들을 묶은 책 《세상에 희망이 있느냐고 묻는 이들에게》를 받아 들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내게 쓰신 편지도 있을까?’ 하는 거였습니다. 물론 저도 이게 터무니없는 생각인 걸 압니다. 왜 모르겠습니까? 제가 목사님을 알게 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고 제게 편지를 쓸 만큼 친한 사이도 아니란 걸 말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 하는 생각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우습지요? 개인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담은 편지란 걸 마지막으로 쓴 게 언젠지도 기억 못하는 주제에, 게다가 목사님에게 편지 한 줄 쓴 적도 없는 처지에 목사님에게 편지 받을 기대를 했다는 게 말입니다. 그러면서도 책을 읽는 중에 ‘혹시 .. 2017. 12. 8.
지고한 의인 욥과 지혜자 코헬렛이 만났을 때 김순영의 구약 지혜서 산책(13) 지고한 의인 욥과 지혜자 코헬렛이 만났을 때 구약의 지혜서 중 와 는 구약지혜 전승의 중심이 아니라 주변부의 시각으로 존재한다. 중심을 탈피하고 위계적인 존재 방식을 넘어 대안적인 사유방식으로 존재한다. 구약에서 이 두 권의 책은 모호성과 불가해성으로 독자를 당혹스럽게 하지만, 성급하고 억지스러운 판단과 주장을 피하도록 인내심을 길러준다. 어떤 사태의 복잡성을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거리를 두고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지혜를 선사한다. 코헬렛(전도자)은 ‘미지’(the unknown)의 세계, 곧 ‘영원’ 안에서 세심하고도 열린 사고를 요청한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우주와 역사의 ‘비밀’을 풀고 싶은 열정을 주셨지만, 하나님이 어떻게 일을 시작하셔서 끝내실지 아는 사람은 아무.. 2017. 12. 8.
불씨 - 질문의 값 이신정의 읽고 쓰는 공동체(1) 시작하며, 불씨 - 질문의 값 넌 왜 쓰레기를 그리니? 이런 걸 그리는 애는 첨 봤다. 중학교 입학하고 처음 맞는 야외 미술수업시간이었다. 운동장에 나가 풍경화를 그리라는 말에 난 건물 뒤꼍에 버려진 폐자재더미를 그렸다. 아이들은 구름과 나무와 잔디와 벤치를 그렸다. 나는 내가 그리고 있는 게 쓰레기라고 불릴 줄은 몰랐다. 내 눈에는 그저 버려졌을 뿐 여전히 나무이고 플라스틱이고 쇠붙이인, 그러므로 저마다 나름의 표정을 갖고 달리 살 길을 찾고 있는 무언가로 보였으니까. 학기 초 새로 부임해 온 미술선생은 이름이 꽤 알려진 화가라고 했다. 각이 많이 진 금테안경에 체크무늬가 들어 간 더블버튼 양복을 제복처럼 빼입고 다니는 남자였다. 두 차례에 걸친 풍경화 수업이 끝나자 그.. 2017. 12. 7.
아직도 아프니? 한 마리 벌레처럼 가는, ‘걷는 기도’(42) 아직도 아프니? 옥계리 마을회관에서 하룻밤 묵은 다음 날, 아침을 부녀회장님 집에서 먹었다. 새로 만든 두부와 순두부로 아침상을 차렸는데, 밑반찬으로 오른 반찬들이 더없이 정겨워 보였다. 시골에서 만날 수 있는 찬이었다. 정겨운 것은 상 위에 오른 반찬만이 아니었다. 부녀회장님 내외는 물론 함께 사시는 어머니, 이웃에 사는 시동생 내외 등 가족들이 둘러앉으니 대가족이었다. 시끌벅적 이야기를 나누며 밥을 먹는 아침상에 활기가 넘쳤다. 식사를 마친 뒤 냉장고에서 꺼내주는 시원한 물 한 병을 받아들고 길을 나섰다. 여느 농촌과 다를 것이 없는 평화로운 길이 이어졌다. 곳곳에 밤꽃이 피어있고, 드문드문 집이 나타나고, 도로 옆으로는 논이 이어지고 있었다. 눈앞에 펼.. 2017.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