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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자리> 출간 책 서평75

더 나은 세상의 실현을 위한 성서 읽기 《하늘은 나를 얻고》 설교집에서 발견되는 김민웅 목사는 최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민주 운동의 기수 김민웅 투사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처럼 목사로서의 김민웅이 민주화 투쟁의 기수 김민웅이 되는 힘은 어디에서 나온것일까? 그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성서의 말씀을 자신의 양식으로 삼아 성찰하고 묵상하고 기도하면”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을 응시해 나가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한다. 성서에서 발견할 수 있는 더 깊은 뜻을 알게 될 때 ‘우리 인생을 사는 일에 근본이 되는 원칙’을 깨닫게 된 다고도 한다. 예를 들어 창세기에 나오는 창조 이야기를 읽고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것을 이전의 흔적은 찾아낼 수 없이 새롭게 만들어 낸” 기적을 볼 수 있고,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이야기를 읽고.. 2024. 4. 15.
성서에 충실한 설교자, 그 말씀을 실존 그리고 역사와 만나게 하다 김민웅 목사님과의 인연은 오래 전 그가 낸 《물 위에 던진 떡》이다. 설교전문 잡지 「그말씀」 편집장으로 일했던 시절, 마감을 하면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에 나가 설교와 관련된 신간들을 살펴보곤 했다. 책들을 둘러보던 중 《물 위에 던진 떡》이 눈에 들어왔다. 신학서적을 내는 곳이지 설교집은 내지 않는 한국신학연구소의 출판물이라 우선 눈이 갔다.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펼쳐 들고는 놀라웠다. 전혀 다른 성서읽기와 해석의 보고(寶庫)였다. 그의 설교를 직접 들으면 그 역동적인 말씀의 선포는 더욱 강렬하게 가슴에 새겨진다. 그걸 직접 듣지 못해 아쉬워하고만 있을 일은 아니다. 글로 기록된 내용은 그 감동을 최대한 담아내고 있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하늘은 나를 얻고》, 이 책의 원본이 되는 《사랑.. 2024. 4. 5.
누군가의 가슴에 사랑의 불씨가 되기를 김민웅 목사하면 박람강기(博覽强記)라는 말이 떠오른다. 어떤 주제가 나오든 그는 마치 오랫동안 그 주제를 천착해 온 것처럼 거침없이 말한다. 허풍이 아니다. 그의 사유는 깊고 넓다. 학자이면서도 광장을 떠나지 못하는 그는 달변가이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그의 언어는 섬세하다. 그는 사람들을 깊은 인식의 세계로 인도하기 위해 강의를 하고, 연극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선포자이다. 뉴저지주에 위치한 길벗 교회의 담임자로 살면서 선포했던 설교를 묶은 이 책은 그의 삶을 관통하는 밑절미가 하나님에 대한 열정임을 보여준다. 그는 언제나 우리가 처한 삶의 현장에 눈길을 준다. 절망과 어둠의 무게에 짓눌린 이들의 삶의 자리를 외면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땅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를 차마 외면하지 못하셨.. 2024. 4. 4.
패배의 승리 장기려는 부산모임에서 후지이 다케시를 가장 많이 소개했다. “나의 존경하는 후지이 다케시 선생”이란 글이 대표적이다. 후지이 의 요한계시록과 누가복음 강해와 단테의 『신곡』, 구약성서의 창세기와 시편, 예수의 부활, 사도 바울의 사랑의 철학 같은 글들도 번역 해 《부산모임》에 실었다. 1970년대 중반에 복음병원 내의 분규로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낼 때는 후지이 다케시가 쓴 “패배의 승리”를 읽고 또 읽었다. 그 글이 후지이 사상의 핵심이고, 살아오면서 자신이 어려운 순간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붙들었던 해결책이었기 때문이다. 대다수 제자나 후배 교수들은 패배의 승리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던 듯하다. 1970년대나 지금이나 이 짧은 글은 개신교 신학을 잘 모른다면 이해가 쉽지 않다. 다음은 “패배의 승.. 2023. 10. 7.
영혼의 때를 밀고 오만과 위선을 벗는 일 저자 지강유철 선생이 장기려 선생에 대해 쓴 평전을 잘 읽었다. 이 책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먼저 장기려 박사와 필자가 교제한 내용을 간단히 말씀드리겠다. 필자는 장기려 선생을 생전에 두어번 뵌 적이 있다. 1970년대 중반에 부산 산정현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장 박사께서 내게 오후에 잠시 말씀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순종한 적이 있다. 또 1990년대 초에 일가 김용기 선생을 기리는 일가상위원회에서 장기려 선생을 수상자로 결정하고 손봉호 교수와 나를 부산 장기려 선생께로 보냈다. 장기려 선생이 일가상 수상을 거부할 수도 있으니 먼저 두 사람이 가서 장 박사를 설득시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가 내려가서 말씀드렸지만 장 박사는 이제 세상의 어떤 상도 받지 않켔다고 하시면서 거절했다. 이 기회에 평소 .. 2023. 7. 28.
가난한 이들의 친구가 되어, 바보처럼 주님을 섬기다 간 사람 윤 집사님, 이제쯤엔 귀래에도 여름의 기운이 가득하겠네요. 무더운 한낮에는 사방 뻐꾸기 울음 한가하겠고, 밤꽃 향기 진동하는 밤은 서로 부르고 대답하는 소쩍새 울음으로 지나가겠지요. 산벚꽃 피고 진 산도, 막 땅내를 맡은 논의 모도 온통 초록빛이겠다 싶습니다. 마당 한 구석 우물가에 선 앵두나무에선 올망졸망 앵두가 잘 익었을 테고요. 어디를 둘러봐도 초록빛 세상인데 어디에서 붉은빛을 길어 올린 것인지, 자연의 매 순간은 그저 경이롭고 신비로울 따름입니다. 귀래에서 원주로 넘어가는 양안치 고개에도 녹색의 기운은 넘치기 시작했겠지요. 자작나무에서 돋는 연초록 잎새들의 아우성이 얼마나 눈부실까, 손을 흔들듯 윤기로 반짝이던 작은 손길들이 눈에 선합니다. 여전히 바쁘시지요? 연락을 드릴까 하다가 행여 바쁜 일정.. 2023. 7. 17.
사람을 사람으로 대했던 의사 최초이자 하나뿐인 평전 『장기려 평전』은 『한국의학 인물사』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과 의사 8인 중 한 명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가 과학 기술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하여 과학기술유공자로 선정(2018)한 성산 장기려(張起呂, 1911-1995) 평전이다. 정부보다 10년 앞서 의료보험(현 국민건강보험)의 성공적 실시로 가난한 환자를 위해 살다 간 장기려 관련 저서는 2023년 7월 현재 32권(성인 16, 아동 16)이 검색된다. 『장기려 평전』은 아무런 정치적 고려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장기려를 서술했다. 이전의 연구나 전기들이 지나쳤거나 외면했던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고, 사안에 따라서 그의 선택이나 결정을 문제 삼았다. 그의 유족, 의사 제자, 그의 이름이나 아호를 앞세운 유관 단체의 일관.. 2023. 7. 14.
<말씀 등불 밝히고> 북토크(4) https://www.youtube.com/watch?v=xixSjzCEquY 2023. 5. 30.
<말씀 등불 밝히고> 북토크(3) https://www.youtube.com/watch?v=I1OfYJIi3kk&t=26s 2023.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