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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 하는 ‘안으로의 여행’55

왜 세인들이 성직을 깔볼까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50) 왜 세인들이 성직을 깔볼까 여러분이 의로우면, 여러분의 행위도 의로울 것입니다. 거룩의 바탕을 행위에 두지 말고, 존재에다 두십시오. 왜냐하면 행위가 우리를 거룩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행위를 거룩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이, 어떤 직분이 우리를 의롭게 하고 우리를 거룩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목사나 장로, 그런 직분이 우리를 의롭고 거룩하게 만들어주던가. 오히려 우리의 의롭고 거룩한 삶이 우리의 직분을 드높여주는 것이다. 총회장, 감독, 아니 교황이라 하더라도 그런 대단한(?) 직분이 우리를 의롭고 거룩하게 해줄까. 그런 직분을 맡은 이의 삶이 의롭고 거룩하지 못하다면, 도리어 그의 삶이 그 직분을 더럽히고 그 직분을 맡은 이를.. 2016. 4. 8.
사랑의 나눔은 결코 헛되지 않음을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49) 사랑의 나눔은 결코 헛되지 않음을 영적인 것과 복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남에게 나누어주지 않는 사람이 영적이었던 적은 결코 없습니다. 모름지기 사람은 영적인 것과 복을 자기를 위해서만 간직해서는 안 됩니다. 무릇 사람은 자기 몸과 영혼 안에 지닌모든 것을 서로 나누고, 남이 자기에게 바라는 것이면무엇이든지 내주어야 합니다. 비바람이 몹시 심하게 부는 어느 날 밤, 남루한 차림의 거지가 성 프란체스코의 오두막으로 찾아왔다. “너무 배가 고프고 추우니, 먹을 것과 잠자리를 좀 마련해 주세요.” 프란체스코는 얼른 그 거지를 데리고 들어와서 불빛에 비춰 보니, 그 거지는 얼굴과 코가 문드러진 문둥이였다. 그는 서둘러 음식을 준비해서 정성껏 대접한 뒤,.. 2016. 3. 22.
날마다 ‘시작하는’ 자의 영혼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46) 날마다 ‘시작하는’ 자의 영혼 누가가 말하는 ‘아이’는 맑은 공기와 같은 것, 티없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령이 영혼에게 영향을 미치려면, 이와 같이 영혼이 순결하고 티가 없어야 합니다. 독일의 신비주의자인 로렌츠 마티가 자기의 영적 스승 칼프리트 뒤어크하임 백작의 집을 찾아갔을 때, 백작은 이미 팔순의 나이인데다 거의 시력을 잃은 상태였다. 두 사람의 인터뷰가 끝날 무렵, 로렌츠는 자기 스승에게, 높으신 연세와 다가오는 죽음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아주 처음으로 돌아간 것 같다네.” 백작이 나직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인간이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본질과 하나가 되려고 아무리 머리 터지도록 애를 써 봐도, 인간은 언제.. 2016. 3. 7.
‘자비’보다 ‘무심’(無心)이 낫다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45) ‘자비’보다 ‘무심’(無心)이 낫다 나는 무심(無心)을 자비보다 더 차원 높은 것으로 여깁니다. 왜냐하면 자비는 동료의 결핍을 향해 밖으로 나아가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히기 쉽습니다. 그러나 무심은 이러한 마음의 혼란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내가 모든 덕들을 살펴보건대, 무심만큼 하나님께 도움이 되는 덕은 없다는 것입니다. 오랜 전에 믿음이 깊은 성인이 있었다. 그는 매우 거룩한 사람이었으나 스스로 거룩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주위의 사람들이 그를 일컬어 성자라고 말했지만, 그는 결코 자신을 성자라고 여기지 않았다. 아무튼 그는 평범한 일을 하면서도 항상 자기 주위에 사랑의 향기를 퍼뜨렸다... 2016. 2. 25.
더하기 행복론의 허구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44) 더하기 행복론의 허구 내가 행복한 까닭은, 하나님이 내 안에 계시거나 내 곁에 계시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이 얼마나 내 ‘가까이’ 계신지를 깨닫고, 하나님에 관해 잘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행복을 붙잡을 수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그 매혹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더 많이 소유하라.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를 축적하라. 그러면 그것이 그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리라.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 출시된 신상품을 구입하라. 그러면 그것이 그대에게 더 큰 기쁨과 만족을 안겨 주리라. 나는 이것을 ‘더하기 행복론’이라 부른다. 동화 의 주인공 한스처럼 사람들은 새로운 만족을 찾아 기꺼이 ‘더하기 행복’의 사슬에 묶인 노예가 된다... 2016. 2. 19.
마음의 파수꾼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43) 마음의 파수꾼 영성의 대가는 영혼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들뜬 바깥일을 멀리하여라. 내적 상념의 격랑을 피해 숨어라. 내적 상념은 평안을 갉아먹을 따름이니.” 그러므로 영혼은 잠잠히 평화 속에 머물러 하나님이 영혼 안에서 말씀하시게 해야 할 것입니다. 유대교의 위대한 랍비인 바알 셈 토브는 저녁 늦게 강가로 나가 명상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강가에서 잠시 명상을 한 다음 그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런데 그가 다니는 길은 어느 막강한 권력가의 집을 지나게 되어 있었고, 그 집 앞에는 경비 초소가 있었다. 그 초소에서 파수를 보는 보초는 항상 자기가 파수를 보는 집 앞을 지나다니는 이 이상한 남자가 대체 무엇을 하는 걸까, 궁금해 했다.. 2016. 2. 13.
사랑의 거부(巨富)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42) 사랑의 거부(巨富) 하나님께서 놀라운 방식으로 창조하신 눈부신 피조물 가운데 사람의 영혼만큼 하나님을 닮은 피조물은 하늘나라에도 이 세상에도 없습니다. “눈으로 본 적이 없고 귀로 들은 적이 없으며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일을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마련해 주셨다”(고린도전서 2:9).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그 일이 무엇인지는 하나님의 은총을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내 경험의 거울에 비추어 보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그 일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풍성하고 풍성한 생명을 주셨다’는 선언일 것이다. 이를테면, ‘복’의 선언이다. 엑카르트의 말처럼 우리는 ‘복덩어리’로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복덩어리로 지어졌다는 .. 2016. 1. 28.
신세대 새들을 보셨나요?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41) 신세대 새들을 보셨나요? 하나님은 모든 피조물을 고르게 사랑하시고, 그들에게 자신을 가득 부어주십니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을 똑같이 정답게 대해야 합니다. 예전에 이층에서 살던 때의 일이다. 풍물장을 다녀오겠다고 장바구니를 들고 나간 아내가 아래층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여보, 빨리 내려와 봐요!” 불이라도 난 줄 알고 나는 속옷 바람으로 아래층으로 달려 내려갔다. “무슨 일인데 그 난리요?” “여기 웬 새들이 떨어져 죽었어요.” 그랬다. 알에서 막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듯싶은 새 새끼들이 이층 계단 아래 쪽마루에 널부러져 있었다. 전부 다섯 마리인데, 두 마리는 떨어진 충격이 컸던지 죽어 있었고, 세 마리는 다행히 살아서 꼼지.. 2016. 1. 19.
악플 때문에 괴로운가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40) 악플 때문에 괴로운가 하나님은 여러분에게 완전한 행복을 줄 어떠한 피조물도 지으시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여러분은 의당 영혼의 본질과 터에 머물러야 합니다. 사람들은 인터넷에 떠다니는 악플 때문에 괴로워하기도 하고 더러는 자살을 감행하기도 한다. 악플이든 선플이든 그런 타인의 나에 대한 평판은, 마치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과도 같다.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거울 속에 비친 그것은 내가 아니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아무리 일그러져 있어도 거울 속에 비친 그것은 내가 아니다. 따라서 남들의 평판에 울고 웃는 것은 실재의 반영을 실재로 여기는 어리석음이다. 어떤 종교에서는 세상을 마야[환영]라고 부른다. 엑카르.. 2016.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