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의 새로봄(30)

 

아름다운 소문

 

여러분은 많은 환난을 당하면서도 성령께서 주시는 기쁨으로 말씀을 받아들여서, 우리와 주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은 마케도니아와 아가야에 있는 모든 신도들에게 모범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여러분으로부터 마케도니아와 아가야에만 울려 퍼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여러분의 믿음에 대한 소문이 각처에 두루 퍼졌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두고는 우리가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데살로니가전서1:6-8)

 

언어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이다. 사랑과 깊은 신뢰 속에서  발화되는 말은 듣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반면 증오와 불신을 드러내는 말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 거친 말과 거짓말이 난무하는 시대에 사는 이들은 누구나 다 피로를 느낀다. 말의 난장 속에서 우리는 길을 잃곤 한다. 소설가 이청준 선생은 1972년에 발표한 소설 『소문의 벽』을 통해, 진실을 말할 수 없는 사람들, 진실을 들을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 처한 곤경을 그려냈다. 진실을 드러내려면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시대에 작가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곤고한 일인지 이청준은 자술서를 쓰듯 그리고 있다. 

 

‘소문’은 자유스러운 의사소통이 차단될 때 나타나는 것이지만, 그것은 때로 벽이 되어 사람들을 갈라놓기도 한다. 소문은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을 상상의 세계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어떠하든지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가는 법이어서, 소문은 산과 들과 계곡을 넘어 바람처럼 달려간다. 소문이든 풍문이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말이다.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인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품고 있다. 복음의 씨를 뿌렸지만 싹이 온전히 트기도 전에 떠나야 했었기 때문이다. 젖먹이 아이를 두고 먼 길을 떠나온 엄마처럼 늘 데살로니가 교회의 형편을 궁금해 하고 있던 차에 그 교회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되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믿음을 지키고 있을 뿐 아니라 많은 교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바울은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여러분은 많은 환난을 당하면서도 성령께서 주시는 기쁨으로 말씀을 받아들여서, 우리와 주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은 마케도니아와 아가야에 있는 모든 신도들에게 모범이 되었습니다.”(데살로니가전서 1:6-7)

 

그들이 환난 속에서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성령께서 주시는 기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속에서부터 솟아나 존재를 가득 채우는 기쁨이기에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성령은 우리를 하나님의 마음에 접속시켜 하나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성령 안에 사는 사람은 자기의 부족함을 깨닫고 진리 앞에 마음을 개방한다. 따라서 늘 배우려는 마음을 품고 산다. 저절로 삶의 변화가 따를 수밖에 없다. 데살로니가 교인들의 변화된 삶의 이야기가 마케도니아와 아가야 일대에 두루 퍼져나갔다. 가루 서 말 속에 들어간 누룩처럼 복음이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 ‘선교는 매력의 감염’이다. 오늘 우리가 속한 교회는 어떠한가? 

 

*기도*

 

하나님, 말이 넘치는 세상에 사느라 우리는 지쳤습니다. 따뜻하고 소박한 말을 듣기 어려운 시절입니다.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산다면 모르겠지만, 거친 말과 폭력적인 말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우리 영혼은 찢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존재로서 말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사는 모습 자체가 세상을 향한 우리의 말 걸기입니다. 데살로니가 교인들은 겸손하지만 당당한 삶으로 주변 세계에 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우리도 삶으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낼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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