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무미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72)

 

미무미

 

갈수록 많은 것들이 자극적이 되어 간다. 맛도 그렇고, 말도 그렇고, 일도 그렇다. 어려운 시절일수록 눈물이 날 만큼 매운 맛이 인기란다. 웬만한 말엔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지 않아서일까, 상스럽고 거친 말 같지도 않은 말들이 난무를 한다. 괴팍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갈수록 늘어난다. 교회라고 예외가 아니어서 엉뚱한 이가 본훼퍼를 들먹거리며 자신의 병든 탐욕을 숨기고 그런 자신을 순교자로 삼으려고도 한다.

 

 

 

 

이런 세상에 나직한 목소리로 다가오는 옛말이 있다. ‘미무미’라는 말이다. <老子> 63장에 나오는 말로, 爲無爲, 事無事, 味無味(위무위, 사무사, 미무미)에서 온 말이다. ‘하지 않는 것으로 함을 삼고, 일없는 것으로 일을 삼고, 맛없는 것으로 맛을 삼으라’는 뜻이다. 그렇게 하면 크고 작고 많고 적음에 원(怨)을 덕(德)으로써 갚는다는 것이다.

 

맛없는 것으로 맛을 삼으라니, 자극적인 것이 아니면 관심을 갖지 않는 세상에서 ‘미무미’라는 말은 너무 밋밋하게 들린다. 미무미라는 말 자체가 별 맛도 없이 입안을 맴돌지만, 그럴수록 마음에 새길 만한 가르침이다. 마침내 우리를 참된 자유로 이끌어 줄 말은 미무미처럼 모든 자극에서 벗어난 싱거운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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