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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82

사랑의 목자 예수 조진호와 함께 하는 바흐의 마태 수난곡 순례(12) BWV 244 Matthäus-Passion/마태 수난곡 No. 12 사랑의 목자 예수 유월절 성찬을 마친 예수와 제자들은 감람산으로 나아갔습니다. 성경에는 ‘감람산으로 나아갔다’로 쓰여 있지만 마태 수난곡은 이 구절에 공간감과 움직임을 더해 주고 있습니다. 에반겔리스트가 ‘gingen sie hinaus/그들은 나와서 갔다’라고 노래하기 직전을 들어 보면 오르간과 콘티누오(통주저음)의 반주가 갑자기 스타카토로 한 음씩 옥타브 위까지 빠르게 상행하는 것을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성경은 그냥 ‘갔다’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수난곡에서 이 부분을 들을 때 청중들은 그들이 ‘서두르듯 산을 올라’갔음을 상상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날의 영화처럼, 살아.. 2019. 2. 28.
허물 하루 한 생각(59) 허물 몇 달째 공사가 길 건너편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제법 소음에도 익숙해졌다. 안식관을 새로 짓고 있는 것이다. 감리교에서 목회를 하다 은퇴한 여교역자들을 위한 공간, 낡은 건물을 헐어내고 새로 짓기 시작했다. 공사를 시작하기 전, 건물 뒤편 언덕에 있던 나무들을 거반 없애고 말았다. 톱으로 자르기도 했고, 포클레인으로 쓰러뜨리기도 했다. 제법 큰 나무들로 어울렸던 언덕이 휑한 경사로 남았는데, 비가 오면 무너질까 싶었던지 널따란 청색 포장으로 덮어 이래저래 흉물스럽다. 그래도 경계의 끝, 언덕 꼭대기 부분의 몇 나무는 남겨두었다. 종종 까치며 직박구리와 같은 새들이 가지 끝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본다. 사람의 안식처를 만드느라 새들의 안식처를 베어버린, 부지중에 무지함으로 저.. 2019.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