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한희철의 얘기마을(2)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계시니까 솔직히 말이지, 난 세상에서 목사님이 제일루 편한 줄 알았어유. 일요일 날 예배만 보구선 맨날 쉬는 줄루 알았어유.”


교통사고를 당한 딸 간호를 위해 딸네 집에 다녀온 이서흠 성도님이 예의 두 눈이 다 감기는 웃음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사고를 당한 따님은 사모님입니다. 고향을 떠나서 시작된 믿음이 사모의 자리에까지 이르게 했습니다.


“가서 며칠 있어보니까유, 세상에, 목사 사모만큼 힘든 일두 읍드라구유. 자기 몸이 아파두 교인이 아프다문 거기 쫓아가야지, 시간 나문 기도하구 책 봐야지유. 괜히 옆에서 지켜보니까 자꾸 눈물이 나드라구유.”


“전 농사 짓는 사람이 제일 힘든 것 같은데요?” 했더니 “저두 그랬어유. 세상에 농사짓는 일만큼 힘든 게 또 있을까 그랬어유. 그런데 가서 보니까 그게 아니에유. 세상에 농사보다두 힘든 일이 난 목사, 사모인줄 알아유."


딸이라 부모심정에 그러기도 했겠지만, 딸과 사위가 사모와 목사로써 겪는 어려움이 옆에서 지켜보기 무척이나 안쓰러웠던 모양입니다. 난 괜히 뭔가 모르게 큰 위로를 받는 기분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귀한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이 될까, 살맛나는 세상이 될까, 전에 몰랐던 좋은 세상의 비결을 배우는 순간이었습니다.


<얘기마을>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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