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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62

들꽃 한희철의 얘기마을(125) 들꽃 단강에 와서 깨닫게 된 것 중 하나가 들꽃의 아름다움입니다. 곳곳에 피어있는 이런저런 들꽃들. 전엔 그렇게 피어있는 들꽃이 당연한 거라 여겼을 뿐 별 생각 없었는데, 요즘 와 바라보는 들꽃은 더 없이 아름답고 귀하게 여겨집니다. 쑥부쟁이, 달맞이꽃, 달개비, 미역취 등 가을 들꽃이 길가 풀섶에, 언덕에 피어 가을을 노래합니다.때를 따를 줄 아는 어김없는 모습들이 귀하고, 다른 이의 주목 없이도 자신의 모습 잃지 않는 꿋꿋함이 귀합니다. 제 선 자리 어디건 거기 넉넉히 뿌리를 내리고 꽃으로 피어나는 단순함이 또한 귀합니다. 꾸밈없는 수수함은 또 얼마나 정겨운지요. 필시 우리도 들꽃 같아야 할 것, 지나친 욕심과 바람일랑 버리고 때 되면 제자리에서 피어나 들꽃처럼 세상을 수놓.. 2020. 10. 26.
알찬 온기 신동숙의 글밭(257) 알찬 온기 혼자 앉은 방어떻게 알았을까 책장을 넘기면서 숨죽여 맑은 콧물을 훌쩍이고 있는 것을 누군가 속사정을 귀띔이라도 해주었을까 있으면 먹고 없으면 저녁밥을 안 먹기로 한 것을 들릴 듯 말 듯 어렵사리 문 두드리는 소리에마스크를 쓴 후 방문을 여니 방이 춥지는 않냐며 내미시는 종이 가방 속에는노랗게 환한 귤이 수북하다 작동이 되는지 모르겠다며놓아주시는 난로에 빨간불이 켜지고방 안에 온기가 감돈다 가을 햇살처럼알찬 온기에 시간을 잊고서 밤 늦도록 과 의 허공 사이를유유자적(悠悠自適) 헤매어도 좋을 것이다 2020.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