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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53

가젤의 지혜 가젤의 지혜 “자비하신 하나님, 주님께 구하오니, 주께서 기뻐하시는 것을 뜨겁게 원하고, 사려 깊게 탐구하고, 진실하게 인식하고, 온전하게 설명하여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게 하옵소서. 아멘”-토마스 아퀴나스의 기도 빛으로 오시는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우리 마음과 우리 가운데 임하시기를 빕니다. 주님께서 오늘 수학능력 시험을 보고 있는 모든 수험생의 마음도 굳게 붙들어 주시기를 빕니다. 날이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저절로 몸이 움츠러집니다. 저는 차가운 음료는 좋아하지 않지만 대기의 서늘함은 좋아합니다. 찬 기운을 느끼며 걸을 때 왠지 살아있다는 느낌이 강렬해지기 때문일 겁니다. 가끔 소파에 느긋하게 기댄 채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강인한 모습을 볼 때면 저도 모르게 몸을 곧추.. 2020. 12. 5.
리영희 선생이 그리운 시절 리영희 선생이 그리운 시절- 리영희 선생의 - 시대의 의로운 길잡이 오늘은 엄혹한 시절, 불의가 판을 치고 거짓이 난무할 때 그러한 권력에 맞서 자유와 진실을 추구한 언론인이자 지식인이었던 리영희 선생의 10주기이다. 한 시대를 사상적으로 교육시킬 수 있는 위치에 오른다는 것은, 본인에게 있어서는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 영광이 무수한 고초와 핍박 그리고 고난이 전제된 것이라면 아무나 그 자리에 올라설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닐 것이다. 리영희 선생은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의 그 격동의 시기에, 진실에 대한 깊은 갈구를 해온 세대에게 마치 샘물처럼 솟아오른 존재였다. 그의 책 『전환시대의 논리』는 냉전 의식으로 눈이 가려진 시대를 뚫고 진실의 정체를 보여준 위력적 충격이었다. 그리고 그는.. 2020. 12. 5.
일렁이는 불빛들 한희철의 얘기마을(164) 일렁이는 불빛들 밤이 늦어서야 작실로 올라갔습니다. 속회 예배를 드리는 날입니다. 요즘 같은 일철엔 늦은 시간도 이른 시간입니다. 아랫작실 초입에 이르렀을 때 저만치 다리 있는 곳에 웬 휘황찬란한 불빛이 번쩍거리고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에 웬 불빛일까, 가까이 가보니 그 불빛은 자동차에 늘어뜨려 놓은 전구들이었습니다. 이런저런 물건들을 가득 실은 트럭이 날개 펼친 듯 양 옆을 활짝 열고 줄줄이 불을 밝히는 것입니다. 차려 놓은 물건 규모가 웬만한 가게를 뺨칠 정도였습니다. 그야말로 기발한 이동 가게였습니다. 마을 아주머니들이 나와서 필요한 물건을 샀고, 할머니 몇 분은 다리 난간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매주 토요일 밤이면 들어오는 가게 차입니다. 충주에서 오는 차라.. 2020.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