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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42

공생의 탁밧(탁발) 신동숙의 글밭(291) 공생의 탁밧(탁발) 그림: 루앙프라방의 , 황간역의 강병규 화가 루앙프라방의 새벽 시장을 여는 탁밧 행렬찰밥, 찐밥, 과자, 사탕을 조금씩 덜어내는 손길들 가진 손이 더 낮은 자리에 앉아서 무심히 지나는 승려들의 빈 그릇에 올리는 공양 승려들의 빈 그릇이 가득 채워지는행렬의 맨 끝에는 가난한 아이들이 모여 있다 혼자 먹을 만큼만 남기고 비우는 발우고여서 썩을 틈 없는 일용할 양식 아무리 가난해도 구걸하는 자 없고 아무리 부유해도 베푸는 자 없는 나눔과 공생의 땅에서착한 이들이 서로를 보듬고 살아가는 라오스 하늘의 뜻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교회 그러고 보니 나눔과 공생의 탁밧을한국의 사찰과 교회당에서도 본 적이 있다 아침밥을 굶던 참선방에서 내 무릎 앞에 떡을 놓아 주시던 보살님.. 2020. 12. 14.
파스 한희철의 얘기마을(173) 파스 남편이 제약회사에 다니는 아내의 친구가 파스를 한 뭉치 보내 왔다. 어떻게 쓸까 생각하다가 혼자 사는 할머니들에게 나눠 드리기로 했다. 어둠이 다 내린 저녁 작실로 올라갔다. 늦게야 끝나는 일. 할머니들을 만나려면 그 시간이 맞다. 다리 건너 첫 번째 집인 김천복 할머니네 들렀을 때, 형광등 불빛을 등지고 두 분 할머니가 마루 끝에 걸터앉아 있었다. 엄마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두 분은 그렇게 마루 끝에 앉아 있었다. 한 지붕 아래에서 한 지아비와 함께 살았던 두 분이 이젠 두 분만 남아 서로를 위로하며 함께 산다. 두 분 할머니는 일을 마치고 막 돌아온 길이었다. 손이며 얼굴에 묻은 흙이 그대로였다. 얼른 씻고 저녁 상 차려야 함에도, 그러고 있으면 누가 상이나 차려올 것처.. 2020.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