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1/04/272

방애 저녁무렵 일을 마치고 돌아오던 김정옥 집사님이 교회에 들렸렀니다. 밥 해 날랐던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있었고, 손엔 들꽃을 한 다발 꺾어 들었습니다. 집사님은 제단의 꽃을 방금 꺾어온 꽃으로 갈았습니다. 때를 따라 다르게 피어나는 들꽃을 꺾어 집사님은 즐겨 제단을 장식하곤 합니다. 그 일을 당신의 몫으로 여기며 기쁨으로 감당합니다. 제단에 놓이는 들꽃은 그 수수함 하나만으로도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제단에 꽃을 갈은 집사님이 예배당 마당으로 내려서더니 “어휴, 개똥!” 하며 벽돌 몇 개를 집어 들었습니다. 동네 아이들이 모여 노는 곳이다 보니 예배당 마당엔 동네 개들도 적지 않게 모이고 그러다보니 여기저기 개똥이 널리기 일쑤입니다. 며칠만 안 치워도 티가 날 정도입니다. 집사님은 벽돌을 가.. 2021. 4. 27.
한 점의 꽃과 별과 씨알 한 점의 꽃 한 점의 별 꽃밭에서 눈 둘 곳 잃을 때 어디 한군데 마음 둘 곳 없을 때 머리위 한 점의 별을 찾듯 발아래 한 점의 꽃을 찾는다 여기 흔한 한 점의 꽃은 낮아지고 작아진 가장 가까운 얼벗 이 땅에 흩어놓으신 별자리 오늘도 하루를 걷다가 마음이 길을 잃으면 한 점의 꽃과 별 그 사이에 사는 나를 지운다 숨으로 나를 지우며 나도 한 점이 된다 한 점의 숨으로 머문 한 점의 빛, 씨알 2021.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