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하던지 뛰어들던지


친구 아기의 돌을 맞아 모처럼 친구들이 모였다. 서울에서 수원에서 강화에서 빗길을 달린 친구들이 참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홀가분하게 아무 때나 어디서나 만날 수 있었던 전과는 달리 부인과 아이들, 어느새 우린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러나 달라진 건 그런 외형적인 것만이 아니었다. 눈에 띄지 않는 그 무엇, 자주 만날 수 없었던 시간을 두고 무엇이 어떻게 지나고 있었는지 우리는 몰랐다.


‘아예 외면하던지, 아니면 흠뻑 뛰어 들던지‘


영화 속 한 대사가 가슴에 박힌다. 현장과의 거리에서 오는 괴로움, 거친 괴리감, 그렇다, 선택할 수 있는 건 그것이었다. 외면하던지, 뛰어들던지.

-<얘기마을>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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