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291 너무 하신 하나님 “하나님, 너무 하십니다. 그래도 살아 볼려구 들에 나가 곡식을 심었는데, 어제 나가보니 때 아닌 서리로 모두 절딴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살펴봐도 먹을 게 없습니다. 이번 추석만 지나면 어디론가 나가야 되겠습니다. 식모살이라도 떠나야지요.” 새벽 기도를 하던 한 성도가 울먹이며 기도를 했다. 그의 기도는 늘 그런 식이다. 미사여구로 다듬어진 기도와는 거리가 멀다. 있는 그대로를 솔직하게 다 말할 뿐이다. 한 여름 내내 비로 어렵게 하더니, 이제는 뜻하지 않은 서리로 농작물을 모두 태워 죽이다니, 두렵지만 하늘이 야속하다. 땅에 곡심 심고, 그리곤 하늘 바라고 사는 사람들, 더도 덜도 없는 땅의 사람들. 갑작스레 기온이 떨어지고 밤사이 서리가 내린 것이 도시 사람에겐 그저 뉴스거리에 지나지 않겠지만, 이.. 2021. 8.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