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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297

말씀과 자연은 단짝 친구 신동숙의 글밭(44) 말씀과 자연은 단짝 친구 허공을 떠도는 외로운 말씀에게 자연을 단짝 친구로 선물합니다 먼지처럼 폴폴 발에 밟히는 말씀에게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땅 고독의 방을 선물합니다 메마른 사막 길을 잃고 헤매는 말씀에게 눈물이 고여 흘러 넘칠 빗물 침묵의 기도를 선물합니다 믿어주지 않아 답답한 말씀에게 언제나 푸른 하늘 산들바람 진리의 자유를 선물합니다 추워서 벌벌 떨고 있는 말씀에게 '빛이 있으라' 따뜻한 햇볕 사랑의 눈길을 선물합니다 외로운 말씀에게 말씀의 주인이 짝지어 주신 말씀과 자연은 단짝 친구랍니다 2019. 12. 29.
밥 한 톨 신동숙의 글밭(42) 밥 한 톨 밥 한 톨도 흘리지 마라 밥그릇 주변을 돌아보고 밥 한 톨도 남기지 마라 밥그릇 속을 들여다보고 2019. 12. 27.
내 마음의 방 신동숙의 글밭(41) 내 마음의 방 한희철 목사님의 -인우재- 내 마음의 방은 흙과 나무와 돌로 지은 산새소리에 새벽잠 깨는 작고 작은 흙방입니다 방석 하나 탁자 하나 촛불 하나 책 몇 권 차와 찻잔 세 벌 이부자리 한 벌 옷 두어 벌 갈무리 할 벽장 고요히 머무는 고독과 침묵의 방 빈 방에는 사랑과 평온이 나를 비운 만큼 하나님으로 충만한 내 영혼이 비로소 쉼을 얻는 방입니다 2019. 12. 26.
먼 별빛 신동숙의 글밭(40) 먼 별빛 연약한 내 가슴에서 새어 나오시는 갈라진 내 가슴에서 새어 나오시는 부족한 내 입술에서 새어 나오시는 나를 다 깨뜨리지 못해 먼 별빛이 되신 예수 2019. 12. 25.
새가 난다 신동숙의 글밭(36) 새가 난다 먼 하늘, 새가 난다 위로 아래로 위로 아래로 날개를 평등하게 펼치고 단순함 안에서 마음껏 난다 날개를 바람에 맡기고 진리 안에서 아이처럼 난다 햇살 안에선 한 점 별빛으로 달빛 아래로 고이 접은 꽃잎은 작은 둥지가 집이다 부리 끝에 감도는 훈기 부푼 가슴엔 하늘을 품는다 깃털 끝이 등 뒤로 흐르는 것은 꽁지깃이 가리키는 한 점은 마음 속 먼 하늘 그 너머의 하늘인지도 모른다 2019. 12. 21.
겨울 바람 신동숙의 글밭(31) 겨울 바람 찬 손으로 내 양볼을 부비며 빨갛게 물들이는 겨울 바람 호오오오 하얗게 피우는 따신 입김에 겨울 바람이 언 손을 녹여요 2019.1.4. 詩作 2019. 12. 13.
먼 별 신동숙의 글밭(26)/시밥 한 그릇 먼 별 눈을 감으면 어둡고 멀리 있습니다 아스라히 멀고 멀어서 없는 듯 계십니다 내 마음에 한 점 별빛으로 오신 님 바람에 지워질세라 내 눈이 어두워 묻힐세라 눈 한 번 편히 감지 못하는 밤입니다 먼 별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그 별 아래 서성이며 머뭇거리기만 할 뿐 얼마나 더 아파야 닿을 수 있는지요 얼마나 더 깊어져야 그 마음에 들 수 있는지요 내 마음에 빛으로 오신 예수여 가까이 보라시는 듯 제 발아래 두신 작은 풀꽃들 하지만 마음이 가난한 저에겐 작은 풀꽃 또한 그리운 먼 별입니다 2019. 12. 8.
풀씨 한 알 신동숙의 글밭(23)/시밥 한 그릇 풀씨 한 알 발길에 폴폴 날리우는 작고 여린 풀씨 한 알 풀섶에 이는 잔바람에도 홀로 좋아서 춤을 추는 하늘 더불어 춤을 추는 작고 여린 풀씨 한 알 낮고 낮은 곳으로 내려갈 줄만 알아 그 어디든 발길 닿는 곳 제 살아갈 한 평생 집인 줄을 알아 작고 둥근 머리를 누이며 평온히 눈을 감는다 땅 속으로 사색의 뿌리를 내리며 보이지 않는 들리지 않는 작은 생명들의 소리 들으려 가만히 귀를 대고 가난한 마음이 더듬으며 사람들 무심히 오가는 발길 아래로 고요히 기도의 뿌리를 내린다 발아래 피어날 푸르른 풀잎 그 맑고 푸르른 노랫 소리 들으려 겨울밤 홀로 깊어지는 풀씨 한 알 (2019.1.9. 詩作) 2019. 12. 5.
물길 신동숙의 글밭(20)/시밥 한 그릇 물길 내게 햇살의 은혜만을 구하지 않게 하소서 그리하여 내 마음 사막이 되지 아니 하도록 흐르게 하소서 밤이슬 더불어 눈물 흐르게 하소서 새벽이슬 더불어 눈물 흐르게 하소서 그리하여 내 안에 기도의 샘물이 물길을 내어 작고 여린 생명가로 흘러들 수 있도록 흐르게 하소서 눈물웃음꽃 피우게 하소서 햇살웃음꽃 피우게 하소서 2019.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