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19. 1. 16. 10:18

하루 한 생각(17)


울며 씨를


‘눈물을 흘리며 씨 뿌리는 자,
기뻐하며 거두어들이리라.
씨를 담아 들고 울며 나가는 자,
곡식단을 안고서 노랫소리 흥겹게 들어오리라.’

(시편 126:5~6, 공동번역)


시편의 노래는 내 안에서 시 하나와 만난다.


‘거친 들에 씨 뿌린 자는 들을 잊기 어렵나니
어찌 견딜 수 있는 곳을 가려 아직 너의 집이라 하랴‘


황동규의 <悲歌> 중 제5가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울며 씨를 뿌린다니,
씨를 담아 들고 울며 나간다니,
생각만 해도 먹먹해진다.


거친 들에 씨 뿌리는 자는 들을 잊지 못한다.
견딜 수 없는 곳을 오히려 자기 존재의 집으로 삼는다.


세상은 그렇게 뿌린 씨로 밥을 먹고 산다.
누가 씨 뿌렸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관심이 없는 채로.


-한희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