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19. 2. 1. 12:10
하루 한 생각(33)
나비
가장 가냘팠지만 가장 강했던,
검버섯 번진 얼굴에 눈은 별빛 같았던,
부푼 꿈으로 하루가 짧았을 열네 살 나이에
전쟁터로 끌려가 8년 만에 돌아온,
환향녀 화냥년 아픔의 거죽 강요받은 침묵을 용기로 찢었던,
이 땅에 다시는 같은 고통 남기지 않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양심을 돈과 바꾸지 않았던,
복된 아이(福童)라는 예쁜 이름을 가졌던,
김복동 할머니가 이 땅을 떠났다.
류연복 판화
할머니는 죽어 나비 되고 싶다 했다 한다.
나비처럼 날고 싶다 했다 한다.
이 땅에서의 걸음이 얼마나 무거우셨으면.
할머니는 이미 나비가 되어 이 땅을 난다.
할머니는 시대의 나비였고,
앞으로도 나비일 것이다.
내 히브리어 모르지만 기억하는 단어 하나,
‘나비’(NABI)란 ‘예언자’(預言者)!
-한희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