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한종호
2019. 10. 4. 06:21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79)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린 손자에게 하나님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때,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진지하게 물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하나님을 본 적이 있으세요?”
그러자 할아버지도 진지하게 손자에게 대답을 했다.
“얘야, 나는 하나님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단다.”
성 베네딕토는 말했다.
“수도원의 부엌세간과 헛간의 연장을 다루는 것은 제단의 제구를 다루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도로테오의 말은 지극히 단순하다.
“하나님께 가까이 갈수록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가까이 가게 되며, 다른 사람에게 가까워질수록 하나님과 가까워진다.”
로렌스의 말은 가슴에 쿵 하고 떨어지는 바윗덩어리 같다.
“낙원에서 하나님과 관계를 갖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참으로 하나님과 관계를 가져야 할 곳은 지옥입니다.”
떼이야르 드 샤르뎅의 말은 가만 그늘을 비추는 햇살처럼 다가온다.
“하나님은 농부들의 호미 끝에, 학생들의 연필 끝에, 광부들의 곡괭이 자루 끝에, 밥 짓는 여인들의 젖은 손끝에 계심을 기억하라!”
어서 오기를, 마침내 오기를, 하나님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그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