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20. 2. 28. 08:41

신동숙의 글밭(94)

 

어린쑥

 

 

 

지금쯤
강변 둑엔
어린쑥이 올랐을 텐데

 

봄햇살 등지고
쪼그리고 앉아서

 

한참을
손톱으로 뜯어도
겨우 한 줌이던

 

작은 공처럼
주머니에 넣었다가

 

저녁밥 지을 때

된장국에 넣고 끓이면

 

쑥향에

아득해지던
오래된 그리움

 

지금도
그 자리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