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20. 5. 18. 05:53
신동숙의 글밭(150)

영혼의 종소리


첫 번째 종소리는
네 살 때 울렸다

옆집 아저씨는
마을 뒷산에서 
4시면 새벽 기도한다더라

기도가 뭐지
아무도 없는 깜깜한 산에서

살아오면서
간간히 들려오는 종소리

두 번째 종소리는
신약을 읽다가 울렸다

예수는
무리를 떠나
홀로 산으로 가시더라

뭐하러 가시나
아무도 없는 산에서

종소리는
빈 가슴에서 울린다

언제나 있는 것은
아무도 없는 빈 하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