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20. 6. 29. 05:22

한희철의 얘기마을(12)


무심한 사람들




어스름을 밟으며 동네 아주머니들이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지나가던 자가용 한 대가 서더니만 창밖으로 고갤 내밀며 한 아주머니한테 묻더란다.


“저런 아주머니들도 집에 가면 남편이 있나요?”


“지들이 우리가 농사 안 지면 무얼 먹고 살려고?”


한낮 방앗간 그늘에 앉아 쉬던 아주머니들이 그 이야기를 하며 어이없어 한다. 무슨 마음으로 물었던 것일까, 아무리 지나가는 길이기로서니 그런 식으로 말하다니. 가뜩이나 서러운 삶을 그런 식으로 받다니. 무식한 사람들, 무심한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