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20. 7. 6. 06:32

신동숙의 글밭(181)


당신의 고독




세상을 바라보는

당신의 눈길이 얼마나 그윽한지


당신이 심연에서 길어 올린 눈물로 

적시우는 세상은 윤기가 돕니다


홀로 있는 시간 동안

당신의 고독은 얼만큼 깊어지기에


당신이 뿌리 내릴 그 평화의 땅에선 

촛불 하나가 타오르는지, 세상은 빛이 납니다


이제는 문득

당신의 하늘도 나처럼 아무도 없는지


당신의 詩가 울리는 하늘은 

높고도 맑고 고요히 깊어서


나의 고독이 아니고선

당신의 고독에 닿을 수 없음을 알기에


당신을 만나려 호젓이

관상의 기도 속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만 갑니다


그리고 이제는 

고독의 방이 쓸쓸하지만은 않아서


내 영혼이 고독 안에서만 

비로소 평온한 쉼을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