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20. 7. 27. 06:10

신동숙의 글밭(199)


낮아진 가슴





녹아서 일렁이는 

마음의 물살은

낮아진 가슴으로 흐른다


무심히 길을 걷다가 

발아래 핀 

한 송이 풀꽃을 본 순간


애틋해지는 건

낮아진 가슴으로 

사랑이 흐르는 일


제 아무리 어둔 가슴이라도

어딘가에 품은 

한 점 별빛을 본 순간


아득한 그리움이 출렁이는 건

낮아진 가슴으로 

사랑이 흐르는 일


내가 만난 

가슴 중에서

가장 낮아진 가슴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우던

예수의 손길에서 맴돈다


눈가에 고인

눈물 한 방울이

사랑으로 땅끝까지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