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20. 9. 17. 07:00

한희철의 얘기마을(87)


혼자만의 저녁



동네서 가장 먼 집 출장소를 지나 

외따로 떨어진

끝정자 맨 끝집, 

완태네 집

저녁녘 완태가 나와 우두커니 턱 괴고 앉았다.


잘 그려지지 않는 꿈을 그리는 것일까.

모두 떠나간 형들을 생각할까.


언제 보아도 꾸벅 인사 잘하는 6학년 완태.

흐르는 강물 따라 땅거미 밀려드는

완태가 맞는 혼자만의 저녁. 


-<얘기마을> (199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