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20. 10. 15. 06:36

신동숙의 글밭(254)


풀어주세요




천장의 눈부신 조명 위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수 있도록


창문틀 너머로 

지평선을 바라볼 수 있도록


시멘트 바닥 아래 

흙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벽돌 우리에 갇혀 매여 있는 

나를 풀어주세요


안락이라는 족쇄에 묶여 꼼짝 못하는

천국이라는 재갈을 입에 물고 말 못하는


몸 속에 갇힌 나를 

풀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