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21. 1. 9. 06:03

신동숙의 글밭(308)


엎드린 산




산이 

늠름하게 서 있는 줄만 알았는데

엎드려서 온 땅을 끌어안고 있었구나


먼 산등성이

등줄기를 따라서 내려앉은 흰눈이 하얗다


맨 먼저 아침해를 맞이하면서도

맨 나중에 봄이 되는 산꼭대기


별빛이 닿는

하늘 아래 맨 처음 땅으로 


한 걸음 한 걸음 

흰눈이 내려앉는 듯 우러르며


내려놓는 숨결마다 엎드려

오체투지하는 산처럼 그 품에 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