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21. 2. 5. 08:06
사람의 몸을 받고 태어나
이 아름다운 한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가
돈과 건물과 권력과 명예와 인기와 성공을 위한
일이 우선이라면 얼마나 힘 빠지고
재미없는 걸음 걸음인가
돈이 있든지 없든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인기가 별로 없어도
성공이라 부를만한 것 딱히 없어도
말이 통하는
동무 하나만 별처럼 있다면
말이 통하는
말동무 하나를 만나고 싶어서
아무 책이나 읽으면
아무 동무나 만나게 될까 봐 겁나
밥은 굶어도
책은 아무 책이나 읽지 말자
어려서부터
굳은 마음 먹었지
말문이 막히고
숨통이 막히는
오늘 같은 날에도
말동무 삼아서 글을 읽는다
먹먹함 한 줌 고이면
가슴 웅덩이 물길 터주려
차 한 모금
홀짝 홀짝 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