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21. 3. 4. 06:50



새벽 강가에 물안개가 뽀얗게 피어올랐습니다.
어둠 속을 밤새 흐른 강물이 몸이 더운지 허연 김으로 솟아오릅니다. 

 


우윳빛 물안개가 또 하나의 강이 되어 강물 따라 흐를 때, 
또 하나의 흘러가는 것, 물새 가족입니다. 

때를 예감한 새들이 나란히 줄을 맞춰 날아갑니다. 


이내 물안개 속에 파묻혀 더는 보이지 않는 새들, 
물안개 피어나는 새벽 강에선 새들도 강물처럼 흘러갑니다.

-<얘기마을> (199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