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21. 4. 4. 07:17

 

사진/김승범

 


겨우내 집안에 있던 화분들을 
어느 날 아내는 밖으로 낸다. 
일광욕 시키듯 나란히 내 놓았다. 
고만고만한 화초들이 옹기종기 모여 
모처럼 볕을 쬔다. 
일찍 핀 몇몇 꽃들이 해맑게 웃고 
눈이 부신 듯
이파리들은 환한 윤기로 반짝인다. 
더욱 곱고 따뜻하게 내리는 별 
조심스레 볕이 문을 두드린다.   
봄이다.

-<얘기마을> (199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