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21. 4. 14. 08:19





돈냄새가 없는 책
추천사가 없는 책

전쟁 후 서울에서 태어나
이 땅을 살아오는 동안

반평생의 구비길을 넘고 넘으며
글에서 없는 냄새를 풍길 수 있다니

글을 읽으면서
있음을 찾으려다가

이 땅에서 
나를 세운 흔적이라고는

마땅히
없고 또 없어서

눈물을 지우고서 바라보는
제주의 푸른 바다와 하늘처럼 

출렁이며 
때론 잠잠한 맑은 글에

비추어 되돌아볼 것은 
없는 나 자신 뿐이었다

<그래서 하는 말이에요>, 최창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