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의 ‘하늘, 땅, 사람 이야기/김기석의 새로봄
마음의 속도를 줄이십시오
한종호
2021. 4. 22. 14:02
“성급한 사람과 사귀지 말고, 성을 잘 내는 사람과 함께 다니지 말아라. 네가 그 행위를 본받아서 그 올무에 걸려 들까 염려된다.”(잠 22:24-25)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지난 한 주간도 주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누리셨는지요?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교우들 모두 자기 인생의 때를 사느라 분주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앞두고 설렘 속에 있는 이들도 있고, 뜻하지 않은 시간에 찾아온 질병과 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왠지 모를 불안함에 시달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주님께서 친히 그 모든 분들의 품이 되어 주시기를 청합니다. “여러분 가운데 고난을 받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기도하십시오. 즐거운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찬송하십시오.”(약 5:13)
어느덧 곡우 절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시간의 속도는 일정하지만 사람들이 경험하는 시간의 속도는 제가끔 다릅니다. 권태에 빠진 영혼에게 시간은 너무 느리고, 어떤 열정에 휘말리고 있는 이들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빠릅니다. 하지만 어느 경우이든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시간은 꿈결같이 흘러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덧없는 인생’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말하면 이미 늙어버린 것일까요?
덧없는 삶이 그나마 아름다운 것은 고마운 인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 신비롭기만 합니다. 하고많은 사람 중에 우리를 한 공동체로 세우신 까닭이 무엇일까요? 참 고맙습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걸어온 분들이나 새로운 지체가 된 분들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교회 공동체는 새로운 인류입니다. 이런 저런 기준을 내세워 사람들을 가르고 나누는 것이 현실이라면, 교회는 그런 차이를 넘어 일치를 지향하는 이들의 모임입니다. 만나 피차 위로하고, 위로받고, 격려하고,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고, 아파하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현실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