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집배원 아저씨와 복순이 한종호 2021. 5. 15. 10:08 집배원 아저씨가 "등기왔습니다!" 싸인을 받으시고 대문을 나서려는데 우리집 대문지기 복순이가 "멍~멍~멍" 집배원 아저씨가 허리를 구부리시며 덩치 큰 복순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다 복순이는 땅에 납작 업드리며 큰 앞발로 아저씨 신발을 꼭 붙잡고 안 놓아준다 집배원 아저씨는 "반갑다고? 형아~ 이제 가야한다아" 하시고는 바쁜 걸음으로 대문을 나서며 오토바이에 올라타신다 그 짧은 순간 망설이다가 건넨 아쉬운 한마디 "오빠얀데요..." 아저씨가 "아, 그래요!" 하시며 한순간 푸른 하늘처럼 멍해지신다 저작자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