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얘기마을 생명은 거기 있다고 한종호 2021. 6. 25. 08:10 "유약(柔弱)은 삶의 속성이요, 견강(掔剛)은 죽음의 속성 – 老子" 인간은 그 약함으로 살아남는다. – 장폴, 샤르트르 우연히 펼쳐든 오래된 작은 노트. 맨 앞장에 그렇게 쓰여 있다. 언제 옮겨 적었는지. 한 겨울 눈 덮인 깊은 산 속에 있으면 뚝뚝 나뭇가지 꺾이는 소리가 들린다는, 폭풍 속 거센 비바람을 견디던 나무가 조용히 내려앉은 눈에 꺾이더라는 法頂스님의 말. 내가 약할 그때가 곧 강한 때라던 바울의 말. 문득 여러 얘기들이 한 분위기가 되어 가슴으로 전해진다. 작고 여린 것, 생명은 거기 있는 거라고. -<얘기마을> 1988년 저작자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