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다 비운 밥그릇 한종호 2021. 8. 23. 13:49 아들이 비운 밥그릇에 밥풀이 군데군데 붙어 있습니다 개미 백 마리가 모여서 잔치를 하고도 남겠네, 했더니 에이, 거짓말이라고 대꾸를 합니다 그러면서 얼른 자리를 뜨려고 합니다 쌀 한 톨이 되기까지 농부의 손길이 천 번도 더 간다, 했더니 못 이긴 척 숟가락을 들더니 박박박 긁으며 요란한 소리를 냅니다 소리는 안 내면서 깨끗이,라고 했더니 우리집에 키우는 강아지처럼 핥아먹습니다 속으로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다 비운 밥그릇을 보니 미안한 마음 한 톨 덜었습니다 저작자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