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21. 10. 8. 10:59
석굴암에서 바라보는 새벽의 일출
놀이터에서
흙구슬을 빚던 손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
흙구슬이 부서져 울상이 되던 날
물기가 너무 없어도 아니되고
너무 많아도 아니되는 흙반죽을 떠올리며
새벽마다
이슬을 빚으시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면
이슬은 터져서 볼 수 없었겠지요
하늘은 애쓰지 아니하며
이 땅을 빚으시는지
물로 이 땅을 쓰다듬으시듯
바람으로 숨을 불어넣으시듯
오늘도 그렇게
새벽 이슬을 빚으시는 손길을 해처럼 떠올리며
저도 따라서
제게 주신 이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애쓰지 아니하기로
한 마음을 먹으며 이 아침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빛이 있으라
밤새 어두웠을 제 마음을 향하여 둥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