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목수의 소맷자락 한종호 2021. 10. 21. 09:02 트실트실 튼 소맷자락 엉긴 나무 톱밥이 귀여워서 모른 척하며 슬쩍슬쩍 눈에 담았다 목수의 소맷자락은 찬바람에 코를 훔치지도 못하는 바보 트실트실 반 백 살이 되는 나무 문살 백 분을 떠안기며 돌아서는 저녁답에 톱밥 같은 눈물을 떨군다 아무리 눈가를 닦아내어도 아프지 않은 내 소맷자락이 미안해서 오늘 보았던 그리고 어릴 적 보았던 트실트실 흙과 풀을 매던 굽은 손들이 나무 껍질처럼 아름다워서 경주 남산 노을빛에 기대어 초저녁 설핏 찾아든 곤한 잠결에 마음에 엉긴 톱밥들을 하나 둘 헤아리다가 오늘도 하루가 영원의 강으로 흐른다 저작자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