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21. 10. 30. 06:35



운전하던 형이 몇 가지 물건을 사느라 봉고차가 문막에 섰을 때, 버스를 기다리던 몇 사람이 다가와 같은 방향이면 같이 갈 수 있겠느냐 물었단다. 초행길이라 잘 모른다 하자 사람들은 어디까지 가느냐고 다시 물었다.


그때 할아버지는 “얘기마을까지 갑니다.” 대답했다. 얘기마을이 어디에 있는지 사람들은 몰랐다.


“그런 마을 없는 데요.” 갸우뚱 고갤 돌렸다.


지난번 할아버지 목사님께서 단강을 찾아오실 때 있었던 일이다. 그 얘기를 들으며 우린 배를 잡고 웃었다. 주보 <얘기마을>을 받아보고 계신 할아버지께선 얘기마을이 마을 이름인 줄로 알고 계셨던 것이다.

몇몇 사람들의 가난한 마음 한구석 자리뿐, 지도 위엔 그 어디에도 얘기마을 없답니다. 할아버지.

-<얘기마을> 198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