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가을잎 구멍 사이로 한종호 2021. 11. 1. 10:55 초저녁 노을빛을 닮아가는 가을잎 겹겹이 구멍 사이로 하늘이 눈부시다 흙으로 돌아가려는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으려는 듯 한결 느긋해진 한낮의 바람에 기대어 숨을 고른다 발아래 드리운 잎 그림자와 빛 그림자를 번갈아 보다가 어느 것이 허상인 지 어느 것이 실체인 지 사유의 벽을 넘나들다가 겹겹이 내 마음의 벽도 허물어진다 허물어져 뚫린 구멍 사이로 하늘이 들어찬다 저작자표시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