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22. 5. 21. 10:26
앉을 자리를 찾느라
여러 날 궁리를 하다가
수운 선생의 숨결이 깃든
경주 구미산 용담정으로
계곡을 따라서
오르는 오름길에는
산길을 따라서
길벗처럼 서 있는 때죽나무
하얀 꽃이 피어 있고
더러는 땅에 내려앉아 있고
냇물에 내려앉아
다시 핀
하얗게 숨이
차오르지 않도록
앞서 가려는 야망에
빨리 가려는 욕망에
발걸음마다
고삐를 늦춘다
어디쯤에
잠시 머물러
나를 내려놓고
거칠어진 숨결을 고를까
해가 서산으로
기울기 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