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이제는 하늘이 할 일만 남았는데
한종호
2022. 5. 28. 08:25
가을
겨울
봄
초여름
비가 뜸해서
왠일인가 싶어
바닥까지 다 드러난 물길이
터지고 갈라져
먼데서 물을 끌어다
물 댄 논
내내 놀리더니
늦은 모내기를 하셨구나
마른 실개천 냇둑
듬성 듬성
어린 개망초는
무얼 먹고 무얼 마셨을까
그래도 웃는 얼굴로
하얗게 하늘만 보고 있는데
이제는
하늘이 할 일만 남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