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2024. 1. 5. 12:39



언 땅
가지 끝에 매달린 

마른잎 
풍경

빛나던 시절
그 모습 그대로

색이 바랜
물이 빠진

무심한 몸을
황금빛 햇살이 안아

내 얼굴도
색이 빠진 후엔

맑은 소리 울리는
마른잎 풍경이 될까?

버석한 몸 마르고 닳도록
씨앗을 품고 부르는 자장가

살으리 살으리
사르랑 사르랑

살갗을 스치는
겨울바람 결에 울리는 

땅에는 평화
하늘에는 영광

귀 있는 자에게
들리는 말씀

오막살이에도 들리는 
탄일종

귀 속의 귀에
울리는 법문

빈 가슴 울리는
마른잎 풍경